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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골 이웃이야기

개그맨 김영철씨의 "멈추지않고 항상 변화하는 이야기"






최근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두 번째 책 <치즈는 어디에?>를 번역함으로써 번역가로서의 또한 번의 도약을 꿈꾸는 개그맨 김영철을 만나 보았다.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부지런함'... 많은 사람들이 "김영철 씨는 영어 학원도 많이 다니시고 부지런하고 성실하시잖아요"라는 말을 종종 해줍니다. 그러니까 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부지런함’이 아닐까요. 부지런하다는 단어는 그 속에 열정, 끈기 등 모든 의미를 내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단어가 마음에 듭니다. 베짱이 같은 삶이 아닌, 저의 부지런함이 좋습니다. 늘 궁금 해하고 호기심 많은 것이 저의 가장 잘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준비된 자가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작년 6월, SBS에서 라디오 특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박신양, 이순재, 박중훈씨 등 6분이 연사로 나오셨습니다. 그 때 저의 강연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제가 아닌 제가 하는 영어 공부에 대한 관심이었죠. (웃음) 국장님께서 그 때 제 모습을 보시고 방송 기획에 소질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죠. 그 때 저는 ‘준비된 자가 기회도 잡을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가 그랬거든요.


저는 늘 라디오를 한다면 어떤 시간에 어떤 프로그램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국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셨을 때, “시켜만 주시면…열심히…하겠습니다..’하고 우물거리는 것이 아니라, “아, 국장님. 저는 ‘굿모닝 에브리원’이라는 제목으로 107.7MHz에서 아침 6-7시에 라디오 진행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이죠. 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기회를 잡아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준비되어 있다는 것’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내 인생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버릇’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KBS개그맨 공채시험에서도 그랬습니다. 마지막 14명을 뽑아 놓고 인원을 반으로 줄이는 최종 선택만이 남아있었죠. 마지막 발언의 기회가 있었는데 제 앞의 모든 사람들이 ‘KBS에 들어가면,’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을 짚어 낼 수 있었죠. 저는 뭔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방금 저는 10년 뒤의 제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서세원, 이경규, 신동엽 같은 선배들의 모습이 제 옆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10년 뒤의 제 모습, 조금은 기대되지 않나요?” 이것이 제 마지막 멘트였고, 그 이후로부터 저는 ‘그림을 그려보는 연상 작용’을 습관처럼 하곤 합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영어 공부를 할 때면 ‘헐리우드에 갔을 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동양인 청소부 역할’로 저를 그려보곤 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어떻게 웃기는가'에서 시작된 영어에 대한 호기심

캐나다 몬트리올 페스티벌에 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때 ‘서양 사람들은 어떻게 웃기는가’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할 것이 없어서 취미생활로 영어를 배우러 간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꿈’을 가지고 큰 무대에서 나도 웃겨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하게 되었죠. “영어를 잘하는, 웃기는 사람”이 되자는 그 목표 아래 여기까지 달려오게 되었네요.

스스로가 생각하는 강점은?

코미디언으로서 웃기는 방식은 여러 가지겠지만, 제 경우는 ‘주눅들지 않는 것’이 저만의 개그 스타일입니다. 강호동 선배가 ‘주눅들지 않고 계속 받아 치는 것이 네 개그의 장점이다’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었습니다. 지치지 않고, 짓밟히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마인드가 바로 강점이겠지요.

 

본인만의 인생철학이 있다면?

 

제 인생 철학에 대해 이야기해본다면, 정직함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직한 것이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에 늦는다면 괜한 핑계를 대기 보다는 ‘늦잠을 잤어요’라고 정직하게 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요. 가장 편한 방법이기도 하죠. Go with the flow. 이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말이죠. 꾸밈있게 사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흐르는 대로 따라가는 것!

 

김영철씨에게 영어란?

 

저에게 영어란 ‘제 2의 인생'과도 같습니다. 또 다른 개인기이자 무기이자 특기가 되었죠. 사람마다 자 신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저는 그런 기존의 이미지를 전환하고 싶었어요. 하춘화 선배의 성대 모사를 잘하는 개그맨에서 ‘영어를 잘하는 개그맨'이 되어보기로 한 거죠. (그렇다고 제가 이전의 이미 지를 벗어버리고 싶다는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를 더 갖고 싶었죠)

 

‘번역자’로 서기까지의 남다른 계기가 있었던 것일까?

 

(번역서의 서문에도 써놓았지만) 처음에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경제 전문 서적도 아니고 쉽게 쓰여진 책이므로 번역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득에 이미 마음 은 많이 기울 었었죠 . 일본 서적을 번역한 경험이 있는 정선희 선배에게도 조언을 구했는데 ‘주변인의 도 움을 받아 열심히   해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어요. 또한, 3번의 영어책을 쓴 경험 으로  저 의 필력을 성장 시킬 때였기에 열심히 도전해보자고 결심하게 되었죠.

 

제가 번역한 <치즈는 어디에?>라는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두 번째 책입니다. 미로가 있음을 인지하고 치즈를 향해 쫓아가는 세 마리의 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의 내용 중, “지금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잘되고 있는 것입니다. 멈추지 않길, 움직이길, 변화하길 바랍니다.”라는 부분을 참 좋아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요. 양희은 선배님은 제 번역서를 보시고는 “너무 재미있었어. 아무튼, 난 지금 고민 중이야. 내 남은 인생을 맥스, 제드, 빅 중에 누구로 살아야 할지.”라는 말씀을 해주셨죠. 그 때 저는 전율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누군가 ‘제드'같다고 말해주더군요. 그 때 저는 놀랐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제드'같은 사 람이 되고 싶다고 부러워했거든요. 하지만, 그 때 깨달았죠. 유재석, 강호동 같은 개그맨들이 부럽고 그 들처럼 되기를 노력하기 보다는  가장 ‘나'다운 사람이 되고 그러길 힘써야겠다고.  제드는 현실을 부딪치 고 박차고 일어날 수 있는 캐릭터에요. 하지만, 어떤 캐릭터에 치우친다는 것 보다는 맥스, 제드, 빅의 모든 캐릭터들을 고루 돌이켜볼 수 있어야겠죠. "


@@  이 글은 경산 갓바위 고을 카페에서 바라기님의 글을 옮겨왔습니다.